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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제과제빵 유학 중

14. 호주에서 시작한 Pastry chef 여정!! (Pastry chef job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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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4년에 Pastry chef로서 있었던 일들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감격스럽다.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자마자 블로그를 시작했었다면 이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상컨대 이 글과 다음 글을 끝으로 앞으로는 매주 있었던 일들(주방, 학교 그리고 일상)에 대하여 사진과 글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즉, 다음 글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학교에서 배웠던 디저트들에 대하여 느꼈던 점 그리고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 글이 될 것이다.
 
시작하기 앞서 이번 14번째 블로그는 Pastry chef로서 주방에서 겪었던 일들, 감정, 생각들을 설명하는 두 번째 이야기이다. 
 
이번글을 시작하기 앞서서 꼭 전달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
사실 올해 상반기엔 본인이 Pastry chef로서 의욕이 많이 없었고 슬럼프를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찍어둔 사진도 없고 설명할 정도보도 많지는 않다. 또한 본인이 겪었던 상황들을 설명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할 예정이다.
 
이번 글을 쓰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의욕적이었던 나의 모습을 되찾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때는 24년 1월 초, 'Cirrus dining'에서 근무를 했었다. 확실히 연말에 비하여 관광객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서 레스토랑이 바쁘진 않았었다. 즉, 글쓴이의 근무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들게 된 것이다. 연말엔 평균적으로 주에 최소 45시간씩 일을 했었었는데 비수기가 되니 주에 11시간, 하루만 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바쁜 당시에는 고민할 생각 없이 학교생활, 과제, 일에만 집중하면 되었었는데 근무시간이 현저히 줄어드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서 다양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었다. 또한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근무시간이 줄어든 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느낌과 책임감이 필요 없어도 된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것이 Casual(비정규직)의 삶이다...ㅠ 글쓴이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꾸준하게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모든 이들의 희망사항 아닐까...?)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첫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직장이었던 'Lilymu(릴리무)' 레스토랑에서 바쁘고 손님이 많은 기간에는 어느 정도의 근무시간을 받았었지만 비수기가 되니 주에 고작 6시간 정도의 근무시간을 받았다.
(그나마 운이 좋게도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Cirrus dining' 레스토랑으로 이직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과거에 있었던 상황이 똑같이 나에게 일어나게 된 것이다. 23년 매우 바쁜 연말엔 '눈뜨면 레스토랑 주방, 눈 감으면 집'이 루틴이었는데 근무시간이 하루로 줄어드니 나 자신이 주방에 들러리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아서 의욕도 줄어들고 책임감도 줄어들게 되었었다. 
 
'어차피 하루 일하는데 신경 써서 굳이 일을 해야 하나?' 딱 이 마음가짐으로 일을 했었다.
 
정말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이 창피하고 정말 좋지 않은 같은 마음가짐으로 근무를 했었다. 이런 마음 가짐으로는 'Chef'가 아닌 다른 직종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절대로 성장과 발전이 없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단언컨대 말할 수 있다.
 
 
호주 생활비가 매우 많이 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돈을 벌지 않으면 감당하기가 매우 힘들다. 금전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글쓴이는 레스토랑에서 하루만 일을 했었을 당시에 틈틈이 다른 레스토랑에 이력서를 이메일을 통하여 제출하며 청소 일까지 하면서 생활비를 벌었었다. 
 
그때 당시에 들었던 생각이 '내가 주방 경력과 경험이 부족해서 이렇게 된 건가?', '한국에서 제과제빵 관련 일을 하고 경력이 있었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한동안 레스토랑일과 청소일을 병행했었는데 다른 레스토랑에서 연락이 왔었다. 그곳은 'Lilymu'레스토랑 맞은편에 위치한 레스토랑이었다. 그렇게 연락을 받고서 며칠 뒤 트라이얼을 보고서 정식적으로 계약을 했었다. 근무시간도 주 4일(화, 금, 토, 일요일)로 매우 충분하게 받았었다.
 
'아, 드디어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과 안도감이 들었었다.
 
위 생각도 잠시 뿐이었다...
 
당시에 주방에 Pasty chef가 없었고 나를 트레이닝시켜 줄 사람은 헤드 셰프(주방장)뿐이었다. 즉, 모든 프렙(재료 준비, 손질)을 헤드 셰프가 했었고 디저트 서비스도 헤드셰프가 하고 있었던 상태였었다 또한 헤드 셰프는 근처에 있는 카페, 빵집 등등 여러 업장들의 주방도 관리하고 있던 상태라 레스토랑 서비스 시간을 제외하고는 부재중이었다.
위 상황으로 인하여 나는 방치가 되어 트레이닝도 정확하게 받지 못하였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다른 섹션의 셰프들에게 할 일을 물어보고서 고기, 채소 등등 재료손질을 도와줬었다.
 

페이스트리 섹션

 
 
그렇게 근무한 지 3일 차였을까...? 한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문제의 디저트 퍼프 페이스트리


재료는 퍼프  페이스트리 두 개, 초콜릿 무스, 헤이즐넛 그리고 Malt(엿기름) 아이스크림이 사용되고 플레이팅 방법은 퍼프 페이스트리 윗면에 초콜릿 무스를 짜고 헤이즐넛을 갈아서 뿌리고 그 위에 나머지 퍼프 페이스트리를 덮는 방식으로 플레이팅 되며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을 쿼넬하여 퍼프 페이스트 옆에 둔다.

사건의 시작은 레스토랑 디너 서비스 때였다.  그때 메뉴 도켓이 올라왔었고, 퍼프 페이스트리 디저트 오더가 들어왔었다. 그래서 플레이팅을 하던 중 헤드셰프가 와서 '왜 내가 알려준 대로 하지 않았냐'라고 화를 내며 물어본 것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네가 알려준 대로 플레이팅 했다', '만약 잘못되었다면 어떤 점이 잘못되었냐?', '다시 알려줄 수 있냐?'라고 물어봤다.
 
그렇게 말하자마자 주방에서 쫓겨났다... 주방에서 앞치마 벗고 나가라고 했다. 너무 억울하여 영어도 유창히 하지 못했던 나는 디너 서비스 중이던 헤드 셰프 옆에서 꾸역꾸역 영어로 문제가 뭐였는지 물어보고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처절하게 부탁하였다. 결과는 바뀌는 게 없었다. 헤드셰프는 아무런 변화 없이 주방에서 당장 나가라고 나에게 통보하였고 디너 서비스만 계속했었다. 주방에 있어봤자 본인이 피해만 끼칠 것 같다는 생각에 주방에서 나갔다.

파블로바 디저트


 
그렇게 본인 짐을 챙겨서 레스토랑 근처 밖에서 2시간 동안 멍 때리며 '포기할까??', '나는 셰프로서 능력이 없고 자질이 없는 사람인가?', '나는 왜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을까?'라는 생각들과 의욕이 바닥을 쳤다.
 
살면서 처음으로 일하던 중 쫓겨난 건 처음이다. 어안이 벙벙했다. 더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이야기하기엔 좋은 일은 아니니까 여기까지 설명하도록 하겠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Cirrus dining 레스토랑의 총괄셰프에게 연락이 왔었는데 같은 그룹사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연락을 달라고 문자가 왔었다.  (이 레스토랑 그룹은 각기 다른 컨셉으로 6개의 레스토랑들을 운영 중이었다.)
 
그렇게 연락이 오고 들었던 생각은 '돈이나 벌어서 생활비나 보태자', '어차피 다시 일 구하기에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귀찮으니 그냥 여기서 하자'라는 완전히 잘못된 마음가짐으로 일할 수 있다고 총괄셰프에게 답장을 하였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총괄셰프로부터 근무 스케줄을 받았다. 근무했던 레스토랑 이름은 'King Clarence', 아시안 음식들을 메인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오: 당시 근무 했을 때 옷차림 왼:King Clarence Pastry section
오른쪽: 망고 푸딩 디저트 왼쪽: 땅콩 버터 치즈 케이크



 

 
판매하는 디저트는 4가지로써
1. 가장 좌측 상단에 있는 디저트는 땅콩버터 그리고 크림치즈로 만든 케이크와 그 위에 라즈베리 퓨레, 위스키 카라멜 그리고 참깨 아이스크림 디저트
2. 우측 상단에 있는 디저트는 커피 파르페 와플, 스위스 머랭을 짠 후 토치로 그을리고 커피콩을 갈아서 위에 둔다. 좌측 하단에 있는 디저트
3. 좌측 하단에 있는 디저트는 Davidson plum(자두)이라고 호주에서 자라는 과일인데 자두 씨를 제게 한 후 곱게 갈아서 채에 걸러 액체를 코코넛 물과 설탕을 섞어 얼린 후에 포크로 긁어서 그라니타(얼음과자) 형태로 만든다. 쌀 알을 튀긴 후 호지차라는 찻잎을 갈아서 함께 섞는다. 초록색은 우리가 잘 아는 모찌(찹쌀떡)을 사용하는데 직접 만들진 않고 기성품사서 쓴다. 아이스크림은 녹차 아이스크림, 그 위에 딸기 gel 혹은 gum을 짠다.
4. 마지막으로 우측 하단에 있는 디저트는 시그니쳐 디저트로 망고 푸딩, 타피오카 펄 + 코코넛 소스, 코코넛 아이스크림, 패션후르츠 섞은 크림 위에 아주 곱게 간 코코넛 + 숯 가루 섞은 걸 뿌리고 팝핑보바(씹었을 때 톡톡 터지는 식감)를 올려두고 마지막으로 스위스 머랭 + 숫 가루를 섞어서 짜는 주머니로 얕게 짜낸 후 말려서 만든 머랭과자를 올려둔다.
 
위의 디저트들은 Vegetarian(채식주의자)들도 식용이 가능한 디저트들이다.

만약, 내가 정말 의욕적이고 열정이 넘쳤던 상태로 근무를 했었다면 위에 설명했던 것보다 자세하고 꼼꼼하게 각 재료들의 특징과 만드는 방법들을 설명을 했을 텐데 아무 생각 없이, 의욕이 없었던 상태로 일을 했었다 보니 위에 적은 내용들이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최선이다...

왼쪽: 아이스 크림들 오른쪽: 망고 푸딩


 
그렇게 두 달 정도 일주일에 3일에서 4일 근무를 하였다. 이때 정말 아무런 열정과 의욕 없이 일을 하여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이 너무 많았었고 당연히 시니어 셰프에게 혼나는 것을 일상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세 달이라는 시간을 그냥 허무하게 날렸다. 또한 가족문제가 있어서 더욱더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총 근무한 기간을 세 달인데 총 두 달은 시니어 셰프들이 각각 한 달씩 휴가를 가서 내가 일주일에 3일 정도 근무를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냥 구멍 난 자리를 메꾸기 위한 소모품에 불과한 것이구나'라고 생각했었다...
 
앞서 이야기하였지만 그룹 총괄셰프로부터 연락이 왔을 때 즉, 근무하기 전 하고자 하는 의욕, 의지가 없었고 '생활비나 벌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을 했었는데, 트레이닝 기간 때 시니어 셰프가 휴가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 공석을 채울 사람이 마땅히 없으니 최근에 그만뒀었던 나에게 연락을 한 것이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부터 '아~ 나는 또 한동안 이렇게 일하다가 시니어 셰프 휴가 복귀하면 자연스럽게 근무시간 줄고 전과 똑같이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상황이 연출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아무 열정과 성의 없이 잘못된 생각으로 근무를 했었다.
 
여담으로 만약에  '내가 성실한 모습과 마음가짐으로 근무를 했었더라면 시니어 셰프들이 나에게 다른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상반기에 일을 계속해왔지만 의지와 의욕이 없던 상태로 근무를 하여 적을 내용도 없고 사진도 없다...ㅠㅠ
이미 지난 일이니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반성하고 미래를 위하여 현재  Pastry chef로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공든 탑이 무너진 후에 다시 탑을 쌓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맨 처음 릴리무 레스토랑 그 이후 시러스 레스토랑에서 근무했었을 때의 투자한 나의 열정과 노력보다 무너진 이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하려고 할 때에는 더욱더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하고 불태워야 한다.
정말 한없이 추락하다가 다시 정신 차린 나 자신 칭찬한다. 잘하고 있다. 앞으로 더 잘 될 것이다. 열정! 열정! 열정!
 
 
드디어 올해 상반기 Pastry chef job(페이스트리 셰프 일) 이야기는 끝이 났다. 다음 이야기는 올해 상반기에 학교에서 배웠던 수업들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 블로그를 끝으로 앞으로는 매주의 학교생활, 일 등등 일상에서의 이야기들을 꾸준하게 올리도록 하겠다.


 
그럼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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